사업추진 지지부진 3년 세월만 보내…수조원 투입하는 사업 지역 경제 활성화 기회 살리지 못해

양학공원 도시계획심의 결과 뒤집어 행정 신뢰 실추
공모 이전에 땅 매입한 사업자 선정 등
양학공원 용적률 210%, 학산공원 용적률 259.38%, 환호공원 용적률 279.89%


포항시가 추진 중인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밑그림이 그려졌지만,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사업이 특정 업체에 밀려 뒤집혔는가 하면 사업주 편의에 따라 공동주택부지 선정 등 토지이용계획이 부적절하게 결정됐다는 논란을 야기하며 졸속추진이 우려된다.

포항시의 민간공원조성사업은 환호공원이 9천745억원을 투입하는 것을 비롯해 3개 공원 사업비가 모두 수조원에 달할 정도의 대규모 사업이지만,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경제 살리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을 해소하면서 민간자본을 투입해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는 사업이지만, 포항시는 지난 3년 동안 세월만 보냈다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6년 9월30일 제안공고를 시작으로 7개월이 지나서 협상대상자 공고를 하고 1년여 만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했다.

2년이 지난 2018년 7월13일 공원조성계획을 결정했지만, ‘양학공원 포스코 파문’과 포항시 도시관리계획안에 밀리면서 또 다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대상 공원 땅 사전매입 업체 가점 부여 ‘논란 가중’, 심사위원 비 공개 선정, 공정성 시비, 탈락업체 ‘포항시 점수조작’ 주장 등 갖가지 파문이 일었다.

양학공원의 재검토 과제 등 지금도 진행형이다. 포힝시 도시계획심위원회는 최근 학산 민간공원조성사업을 통과시키는 등 양학공원, 환호공원 등 모두 3개 민간 공원사업을 심의 의결했다.

민간공원조성사업은 3개 공원에 모두 213만1천791㎡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동주택부지로 용도를 변경하는 면적은 42만7천522㎡다.

공원별로는 ▲환호공원이 83만1천400㎡ 중 공동주택 16만7천867㎡ ▲학산공원 35만8천269㎡ 중 공동주택 7만1천437㎡▲양학공원 94만2천122㎡ 가운데 18만8천218㎡ 등이다.

공동주택면적은 당초 62만5천221㎡에 달했지만 19만7천699㎡가 감소했다. 공원별로는 환호공원이 20만4천258㎡에서 3만6천391㎡가 줄었으며, 양학공원은 24만7천930㎡에서 5만9천720㎡, 학산공원10만45㎡에서 2만8천600㎡가 각각 줄었다.

▲환호공원 공동주택 위치 부적절, 용적률 과다
환호공원은 공동주택 규모는 공동주택부지 16만7천867㎡에 지하 3층 지상 38층에 3천890가구다. 당초 지하2층 지상 35층규모 4천6665가구에 비해 아파트 세대수는 775가구가 줄었지만 지하와 지상 층수가 높아졌다.

용적률도 당초 279.28%에서 279.89%로 높여줬다. 공동주택부지가 18만8천218㎡ 안 양학공원(공동주택 가구 3천세대)보다 면적이 작으면서 세대수는 많게 결정한 것이다.

도시개발 전문가 A씨(58)는 “공동주택위치를 주택가 밀집지역으로 결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하고 “교통체증 등과 경관등을 감안하여 위치를 선성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비공원 면적인 공동주택부지가 줄어들자 대신 지하와 지상층수를 늘리고 용적률을 높여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환호공원은 사업자 선정에서도 논란이 많았다. 부영주택과 (주)아키션이 경합을 벌여서 부영주택이 탈락했다.

심사과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평점이 부여된 것으로 밝혀져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받았다.

부영주택이 탈락한 결정적 요인은 사업시행안정성 부문에 평점을 20점을 준 반면 아키션에는 100점 만점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아키션은 사업 대상 공원부지 1천654㎡ 확보했기 때문에 사업시행안정성 차원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았다고 포항시는 밝혔지만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업대상 부지 83만1천400㎡ 가운데 고작 0.199%에 불과한 땅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사업제안자가 사전에 사업대상 토지를 매입할 경우 다른 경쟁사업자의 사업성을 훼손하는 행위로서 공정성에 문제가 될 소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가점을 부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무구조에서도 상대적으로 탄탄한 부영주택과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자본잠식상태인 아키션에게 동일한 점수를 부여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수급 제대로 심의하지 않은 학산공원
학산공원 공원도 환호공원과 함께 공동주택사업 위치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높다. 공동주택 지구단위 결정과정에서 재검토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학생수급계획에 대해서도 포항교육지원청과 제대로 협의하지도 않은 학생수급계획을 무성의하게 제시한 것으로 드러나 졸속 심의 논란도 제기됐다. 공동주택부지 선정과 관련, 도시계획심위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위원은 교통문제가 상대적으로 작은 포항고등학교 앞 공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용적률도 지나치게 높게 산정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는 35층 규모 1천566세대의 공동주택을 건립한다. 용적률은 259.38%다. 토지공간이 넓은 초곡지구의 용적률이 230% 이하를 한정한 것과 비교하면 주택가 밀집지역에 위치한 학산공원 공동주택부지의 용적률은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학산공원도 환호공원과 마찬가지로 사업시행자가 사전에 수만㎡의 땅을 사들여 공정성 시비를 야기했지만 단독으로 응모한 협성건설을 사업시행자로 결정했다.

도시개발 전문가 A씨(61)는 “협성건설이 입안한 학산근린공원의 공동주택건립 부지 위치선정은 교통체증이 극심한 지역인 새천년도로를 진출입 하도록 돼있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대책마련이 부족하다”며 “사업자 편의에 따라 토지이용계획이 마련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도시계획관련 전문가 B씨(58)는 “공동주택으로 지정한 지역은 사업자인 협성이 사업자선정 공모 이전에 수만㎡를 사전에 매입해 공정성 논란을 야기한 지역”이라며 “이 지역은 포항여중에서 포항여고로 가는 협소한 골목도로 주변에 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집단민원이 불 보듯 뻔하고 교통문제도 심각하게 대두될 것이 우려돼 공동주택건립지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포항시 행정 신뢰 추락시킨 양학공원
양학공원은 3개 공원 가운데 가장 먼저 포항시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했지만 공원 부지를 가장 많이 가진 포스코의 반대로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도시공원위원회 심의를 거쳐 포항도시계획위원회에서 최종 승인을 다시 받아야 하는 처지에 놓인 상태다.

포스코 일부 부지를 제외하고 공동주택부지 위치를 조정하는 안에서 협의를 마쳤지만 이번에는 인근 중앙하이츠아파트 주민의 민원해결이 과제로 등장했다.

공동주택부지는 18만8천218㎡에 달하지만 아파트 세대수는 2천900세대다. 환호공원에 비해 면적은 크지만 세대수는 작다. 용적률도 210%에 불과하다.

공원지역인 포스코 땅 일부를 제외하는 바람에 당초 계획안을 대폭 수정했다. 사업계획에도 크게 차질을 빚었다. 포항시의 오락가락 행정 때문에 사업이 크게 지연되고 사업계획도 대폭 수정하는 등 행정의 신뢰성이 추락했다.

양학공원도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탈락한 보훈종합건설이 포항시가 우선협상자 선정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1순위인 우리를 탈락시켰다고 반발하면서 파문이 일은 바 있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포항시가 내년 일몰제를 대비해서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조기에 추진해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추진과정에서 전문성 결여와 오락가락하는 포항시의 늑장 행정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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