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지 9매】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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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9매】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정의
  • 영남경제
  • 승인 2019.09.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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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화 사회부 기자

 

 

“삶에 여유가 없다” 현대인 대부분은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나 또한 삶의 여유를 가질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다.

몇 년 전부터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단어가 생겨나고 미국 전 대통령 버락오바마의 건강보험 개혁안 홍보 비디오에서도 쓰여 많이 알려졌다. 불확실한 미래에 부딪힌 젊은이들이 저축 대신 소비를 선택하고, 많은 사람들이 욜로족이 되어 지금 당장의 행복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취업보장, 정년보장, 내집마련, 퇴직금 연장 등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보다 현재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사표를 내고 세계일주를 한다던가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해 주말마다 이곳저곳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 내 집 마련보다는 전셋집을 구해 나만의 보금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달라진 소비패턴에 경제 구조도 바뀌게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하자면 친언니 또한 욜로족 중의 한 명. 위에서 언급한 대로 내 집 마련에 대한 꿈도 없다. 평일엔 업무에 집중하고 주말엔 여행을 다니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결혼은 사치라 생각한다. 우리의 생각과 달리 부모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 말이 아니다. 그래도 언니는 주말마다 여행을 떠난다. 모아둔 돈도 얼마 없다. 대기업에 다니며 연봉도 꽤나 높은 편에 속하는데도 말이다.

그녀는 아주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난 삶의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일만하며 일상이 회사-집-회사-집 뿐이다. 일이 많아서, 삶의 여유가 없어서가 아니라 난 용기가 없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나의 미래를 놓아버릴 수 없어 조금이라도 더 모아놓길 원하는, 당장의 행복보다는 이 돈을 모아 노후에 행복하고자 하는 생각에… 근데 따지고 보면 노후에 행복할 거란 보장도 없는데 말이다.

욜로에 대한 정의도 제대로 모르는 나에게 그녀는 꼭 취미생활이나 여가를 즐기는 것만이 욜로가 아니라며 나 또한 욜로족이라고 했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해 소문난 맛집을 찾아 다니고, 유명한 음식점에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기다려 꼭 그 음식을 먹어보는 것 또한 욜로며 행복이라고.

그녀의 말대로 요즘 TV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보면 홈쇼핑에서 건강을 중요시해야 한다며 크릴오일이나 슈퍼푸드에 대한 건강식품을 많이 판매한다. 그녀도 건강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건강한 음식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 행복지수를 높인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20년간 먹거리 소비 태도 평가를 보면 현재로 갈수록 영양보다는 맛이 중요하며, 나를 포함한 다수가 먹는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 역시 음식을 먹을 때 가장 즐겁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다. 이것이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내가 찾은 행복이리라.

행복은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내면의 선택에서 온다. 행복을 만들어 내는 건 필연적인 것이 아니라 나의 주체적인 결단에서 우러나온다. 행복을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 그녀의 말을 들으며 내가 행복하기를 선택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날 행복하게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욜로든 휘게든 소확행이든 뭐든 스스로가 만들어내고 빚어내며 단단한 뿌리를 내려 행복이라는 줄기를 뻗어나가는 것. 행복하고자 함은 나 스스로가 마음먹기에 달렸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그저 핑계일 뿐일지도 모른다. 행복의 씨앗은 공평하게 모두에게 뿌려져 있다는 것을, 씨앗을 틔우는 건 우리의 몫인 것이다. 나 또한 행복의 씨앗을 틔우기 위해 용감해 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난 다이어트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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