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기간 내내 ‘반 조국’(曺國) 집회는 중단되지 않았다. 성난 민심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14일은 토요일이라 평소의 발길 따라 나갔더니 서울역에서 대한문 앞, 광화문 일대, 청계광장까지 ‘조국 사퇴’ 촉구 시위 일색이다.

이순신 장군 동상 뒤켠 하늘높이에는 ‘조국 구속’ 큰 풍선이 뜨고 양편 도로변에는 ‘조국 사퇴’에서 ‘문 OUT’까지 무수한 구호 깃발과 고음 함성으로 넘쳤다. 이토록 열혈 민심의 분노가 어디서 분출하는 것일까.

만나는 사람마다 “대통령의 독선, 불통에 너무 속상한 마음을 달랠 길 없어 절로 나왔노라”고 했다. “민선 대통령이 왕조시대 군주인가, 촛불로 선출된 황재인가”라고 묻고 싶다고 했다. 또 “조국이란 ‘탐욕지성’을 무슨 까닭으로 대통령이 그토록 감싸고도느냐”고도 물었다.

사람들은 대통령이 국민을 개, 돼지 취급하는 모양이라고 개탄하며 참으로 ‘무서운 대통령’이란 말도 했다. 아마도 대통령은 측근의 충성발언 외에는 듣는 귀가 없는 모양이다. 청와대 코앞 분수대에는 연일 1인 시위가 연속되지만 이를 들려준 비서관 한명도 없는 모양 아닌가.

청와대 기구에는 인사검증 책임 민정수석실이 있지만 뭘 검증했기에 위선, 불량덩어리 양반을 장관 감으로 내놨다는 말인가. 또 청와대에는 국민소통비서관이 따로 있다는데 어느 나라 국민과 소통했기에 ‘광화문 민의’는 전달하지 못했다는 말인가. 그가 친문 진영, 민주당 계보만 소통해 놓고 전 국민과 소통했노라고 거짓말 해온 것 아니겠는가.

연휴기간 민심 분노사태의 근본은 ‘이중인격 폴리페서’의 장관벼슬 욕심으로부터 유발됐다. 부인과 함께 부부교수가 최고의 지성으로 포장해 왔지만 실상 위선이 겹겹으로 드러나고 자녀들 스펙 쌓기에 물불 가리지 않는 극성을 폈다. 더구나 집안에 넉넉한 부를 쌓아두고도 사모펀드를 통한 탐욕으로 ‘졸부네 가족’ 인상을 풍겼다.

아직 장관이 되기 전 후보 청문회 단계에서 부인 정 교수가 사문서 위조, 행사 혐의로 기소됐지만 자진사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래도 장관하고야 말겠다”고 대답한 대목이 참으로 무서운 ‘집념의 오기’로 비쳤다. 이제사 생각하니 분명 믿는 구석이 따로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대학가의 촛불집회가 “문 정권의 정의와 공정은 다 죽었다”고 선언하며 조 장관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애국 태극기 집회에서는 장관사퇴와 검찰수사를 외치고 종교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통치를 거부하는 ‘국민 불복종 운동’을 선언했다.

결국 대통령이 국민여론을 외면하고 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했지만 실상은 ‘친문계 장관’ 아니면 ‘민주당 장관’일 뿐 아닌가.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하면서 “불법이 확인되지 않은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했지만 실상 대통령이 측근의 범죄혐의를 덮어주려는 아주 ‘나쁜 선례’를 시범한 결과 아닌가.

또한 대통령은 ‘검찰은 검찰의 역할’, ‘장관은 장관의 역할’이 따로 있다는 억지주장을 폈지만 이 말은 조 후보가 셀프 청문회에서 늘어놓은 괴변인 것을 대통령이 그대로 인용한 셈이다.

조 후보는 스스로 ‘만신창이 신세’라고 인정했지만 장관취임 당일부터 ‘검찰인사권 행사’를 강조하고, 사범개혁추진지원단을 설치, 단장에 민변 출신을 위촉함으로써 ‘사법개혁 완수’라는 대통령의 하명(下命) 실행에 착수했다.

이와 때맞춰 법무부 차관은 대검에게 “윤석열 총장을 뺀 새로운 특별수사팀을 구성하자”고 제안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조 장관을 위한 ‘과잉충성’의 발로이자 검찰수사 무력화를 위한 ‘짜고 치는 고스톱’ 수작의 들통 아닐까.

연휴기간 집회 도중 조 장관 5촌 조카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려다가 체포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칭 조국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의 실소유자인 조범동(36)씨로 각종 의혹의 중심인물이다.

그가 필리핀으로 도피했다가 펀드자금 횡령혐의와 관련하여 “이거면 다 죽는다. 조 후보도 낙마한다”면서 위증 말맞추기 통화를 했던 인물 아닌가. 그러다가 갑자기 귀국한 배경에는 ‘기획입국’이라는 뭔가 있지 않겠는가.

이미 조 후보는 대통령의 특별 신임 아래 법무장관이 되어 검찰 지휘권을 손아귀에 쥐고 있고, 윤 검찰총장은 언제라도 목이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이니 이를 믿고 귀국한 것은 아닐까.

조 장관 부부의 언행 역시 5촌 조카 못지않은 위증교사 솜씨를 보여준바 있었다. 딸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시키기 위해 대학총장 표창장을 위조, 행사해 놓고 전화로 거짓증언을 요청하면서 “그리하면 총장도 살고 정 교수(부인)도 살 수 있다”고 협박한 사람이 바로 조 장관 아닌가.

이는 결코 대학교수 출신이 대학총장에게 할 수 있는 전화내용이 아니라 깡패나 조폭이 할 수 있는 범죄형 아니고 무엇인가.

시중의 상식으로는 조 장관은 정말 안 된다. 그를 계속 장관으로 고집한다면 “대통령도 안 된다”는 것이 민의의 실상이다. 온갖 비리와 위선과 반지성 투성이의 측근 벼슬 만들어 주려고 우리의 조국(祖國) 대한민국을 멍들게 하느냐는 원성을 다 들어가며 대통령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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