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3년간 33억원, 대구시 대구은행 200억원(4년간), 부산시 부산은행 220억원(4년간)

경북도 농협 위탁 명확한 답변 내놓지 않아


경북도는 제1금고를 농협에 맡기고 있지만 농협으로부터 받는 협력사업비는 전국 최하위다. 적어도 수백억원을 더 받을 수 있는 협력사업비를 해마다 농협에 맡겨 막대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경북도는 무엇 때문에 농협에게 제1금고를 위탁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북도보에 고시한 금고지정 평가기준표에 따르면 협력사업 계획 점수가 과거 평가기준보다 더 낮아져 농협의 출연금에 귀추가 주목된다.

협력사업비로 출연한 금액을 살펴보면 경북도에서는 농협이 제1금고로 3년간(2017~2019) 33억원을 출연했다. 1년에 11억원 수준으로 다른 시도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출연금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대구시의 경우 제1금고는 대구은행으로 협력사업비는 200억원에 달한다. 경북도와 달리 계약기간은 4년(2016~2019)이지만 1년에 50억원 수준인 것을 보면 경북도와 4배 이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부산시와 울산시 역시 상황은 대구시와 비슷하다. 부산시는 부산은행으로 4년간(2017~2020) 220억원, 1년에 55억원이며, 울산시 역시 경남은행으로 3년간(2017~2019) 60억원, 1년에 20억원에 달한다.

같은 도 단위인 경남도를 살펴보면 그나마 경북도의 사정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경남도 역시 농협이 제1금고로 계약기간은 3년(2017~2019)에 50억원을 출연 받고 있다. 1년에 17억원에 육박한다.

같은 영남권은 아니지만 강원도와 비교한 결과 경북도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강원도도 제1금고인 농협에 4년간(2018~2021) 58억원을 출연 받는데 1년에 14억5천만원 수준이다. 각 시도의 총 예산을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올해 각 시도의 재정규모를 살펴보면 경북도는 8조6456억원으로 부산시(11조6661억원)에 이어 2위다. 다른 시도보다 많은 재정을 금고에 맡기면서도 협력사업비는 가장 적게 받는 이상한 구조로 돼있는 것이다.

부산시나 대구시, 울산시처럼 지역의 은행이 제1금고를 맡는 경우 협력사업비를 많이 출연받기에 유리하다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농협이 제1금고로 되있는 경남도나 강원도에 비교해도 경북도가 열세라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경남도의 올해 재정은 8조2566억원으로 경북도보다 4천억원 가량 적고 강원도의 재정은 5조2296억원으로 3조4000억원 가량이 적다. 그런데도 경북도는 1년에 경남도보다 6억원이 적게, 강원도보다는 3억5000만원이 적게 출연받고 있다.

문제는 올해 협력사업계획의 배점이 더 낮아져 경북도가 협력사업비를 더 적게 받을 확률이 발생하면서 부터다. 기존에 4점을 배점한 협력사업계획은 2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여기에다 행정안전부 관련 예규 상 협력사업비를 과다 출연(연평균 보다 20% 이상 높은 경우)할 시 행안부에 보고토록 하고 있어 농협에서 경북도에 협력사업비를 33억원 이상 출연할 가능성은 더욱 적다.

농협 관계자는 “꼭 협력사업비 뿐만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만 집중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에 증액을 건의해볼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농협은행이 경북도의 제1금고로 관리하는 금액은 7조9000억원으로 1%의 이자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7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대구은행은 제2금고로 7천100억원의 금액을 관리하면서 3억원의 협력사업비를 출연했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