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감사는 역대 정권 보은용 전락

사외이사도 전문성과 거리 먼 친문 인사로 채워
한전기술 4명 사외이사 중 3명 캠코더
한국가스공사 사외이사 5명 낙하산
한수원, 경북대학병원 등 대구경북 본사 공공기관 캠코더 인사


공기업의 코드 인사는 문재인 정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악습인 코드 낙하산 인사는 촛불정권인 문재인 정부에서도 구태를 답습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기술, 경북대병원 등 공공기관이 캠코더 인사로 얼룩지고 있다.

경영의 핵심 감시자인 상임감사가 비전문가로 채워지고 있어 공기업의 정도경영을 무색케 하고 있다. 여기에다 주요보직이나 중대한 의사결정권을 가진 이사 자리도 전문성이나 경험과 관련 없는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캠코더 인사란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이거나 시민단체 활동 등 문 정부의 코드에 맞는 인사,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를 의미한다.

한국가스공사도 친문인사로 채워졌다. 올 들어 3명의 사외이사를 임용하는 등 지난해부터 모두 8명을 교체했다. 현재 가스공사 이사회는 친문 인사들이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출근조차 하지 않는 비상임이사 자리는 친문 인사들의 독무대다.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가스공사 비상임이사 대부분은 전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기 전후로 선임됐다. 만약 신임 사장으로 낙하산 인사가 새롭게 선임됐을 경우 이들의 존재 역시 수면 위로 드러났을 가능성이 높다.

가스공사 비상임이사 중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은 김의현·김창일·이병화·김종철·주진우 이사다. 김의현 이사는 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정무특보를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김창일 이사는 과거 김학재 민주당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이병화 이사는 광주서구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와 광주시 정무부시장 등을 지낸 이력이 있다. 김종철 이사는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다. 주진우 이사는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위원을 역임 중이다.

이들 인사 대부분은 현 정부·여당, 혹은 문 대통령과 긴밀한 인연을 맺고 있는 인물들로 분류된다. 김의현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은 가스공사 주요 업무와도 거리가 먼 이력을 지니고 있다.

국토교통부 법률고문, 지자체 정무부시장, 보건복지부 고문변호사, 서울시 정책특보 등을 지낸 인물들이 가스공사 업무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경북대병원 상임감사가 대표적이다. 임기 3년으로 취임한 김진태(64) 신임 상임감사는 정치권 인사로 분류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했고, 2003년부터 2008년까지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을 맡았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승격한 칠곡경북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부터 국립대병원이자 지역거점병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을 모두 살펴야 하는 중요한 자리임에도 김 신임 상임감사는 전문성이 전혀 없다.

올해 상임감사 연봉으로 책정한 예산은 1억2047만원이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으로 경북도의원을 지낸 전임 최윤희 상임감사 임명 때와 다를 바가 없다.

김용연 사외이사는 영남대이공대학원 교수에 재직하면서 노무현재단 대구경북 운영위원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원외위원장 협의회장인 강래구 이사가 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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