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홍선 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선뜻 대답하기에 모호한 질문이다. ‘어떤 사람인가’의 기준이 지나치게 넓기 때문이다. 질문을 이렇게 바꿔보면 어떨까?

당신은 여행을 갈 때
□ 계획을 세우는 편이다
□ 그냥 훌쩍 떠나는 편이다

당신은 모임에 나갔을 때
□ 여러 사람과 어울린다
□ 소수하고만 대화를 나눈다

당신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 주변 사람의 의견과 감정을 고려한다
□ 오로지 사실을 검토한다

질문의 폭이 좁아져 보다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돌아오는 답을 통해 상대가 어떤 성격인지 대략적으로나마 가늠해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특정 상황에 대해 질문하면서 일반적으로 취할 수 있는 행동 유형을 몇 가지로 구분해 답하게 하는 방식이 바로 심리 진단 프로그램의 일반적인 틀이다.

DISC라든지, MBTI, 에니어그램, TA, ICRU 등을 비롯해 MMPI, TCI, SCT, 등 인간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계발된 진단 프로그램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분석하는 내용도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주로 성격과 기질, 행동 유형 등을 볼 수 있다. 심리상담 분야에 자주 쓰이지만 일부는 기업들이 인재 채용을 할 때 참고하기도 하고, 강사들이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도 한다.

각 진단 프로그램들이 나름의 결과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도 다양하지만 그 뿌리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심리학자 칼 융을 만날 수 있다.

융은 자신의 저서 ‘심리학적 유형’에서 유형을 인식자와 판단자로 구분하고 각각을 다시 감각과 직관, 사고와 감정으로 구분했다.

에너지의 방향과 정보를 인식하는 방법, 의사결정을 내리는 기준, 라이프 스타일의 차이를 반영한 구분 방식이다.

이를 토대로 미캐서린 브리그스와 이사벨 마이어스가 16가지로 성격을 구분할 수 있는 지표(MBTI)를 개발하기도 했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러한 유형 구분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특히 정확도와 신뢰성을 두고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이러한 분류는 목적에 따라 대단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다시 위의 질문으로 돌아가보자. ‘여행을 갈 때 어떤 스타일인가’를 묻는 질문은 당신이 ‘체계적이고 계획에 따른 생활양식을 선호하느냐’, 아니면 ‘개방적이고 상황에 따라 적절한 유연성을 발휘하는 생활양식을 선호하느냐’를 구분하기 위한 질문이다.

모임에 나갔을 때의 행동 패턴은 당신이 외향적인 사람인지, 내향적인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의사 결정 방식에 있어서도 실은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크게는 사고 중심과 감정 중심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상에서 별 생각 없이 내뱉는 말 한마디에도 생각과 기분, 감정, 욕구, 가치관, 신념 등이 녹아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활용하는 분야가 바로 심리상담이다. 심리상담은 약물이 아닌 주로 대화를 통해 내담자의 심리를 분석해 더 건강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이끈다.

심리상담이 이뤄지는 프로세스를 보면 상대의 말을 통해 숨은 심리나 성향을 읽어낼 수 있으며 동시에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스피치 코드를 문화적인 맥락에서부터 성별, 기질, 대화 내용과 방식 등 다양하게 구분을 하였다. 각각의 특징들을 다시 한 번 읽어 본다면 처음 만난 상대의 코드를 읽기 위해 무슨 질문을 해야 할지도 감이 올 것이다.

이제 코드를 읽는 방법을 익힌 당신이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사용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이 기본기들은 성공적인 스피치를 위해 필요한 기초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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