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왕피천대교 사업 실패는 윈드서핑 때문…투입예산 23억여원 허공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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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군 왕피천대교 사업 실패는 윈드서핑 때문…투입예산 23억여원 허공에 날려
  • 김대엽
  • 승인 2020.09.1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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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교에서 사장교로 변경은 윈드서핑 높이 확보때문에…늘어난 예산에 사업무산, 투입예산 23억2900만원 허공에…

울진군이 왕피천대교 건설사업 과정에 불필요한 토지까지 과다 매입해 혈세를 낭비하는 행정을 펼치다 경북도로부터 '기관경고 및 주의 요구'를 받았다.

또 이 사업이 경제성 분석에서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는데도 어거지격으로 명분을 만들어가며 예산을 100억 이상 증액하고 무리하게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사업 예산의 과도한 증액과 예산낭비의 원인을 제공한 아치교에서 사장교로의 설계 변경의 원인이 윈드서핑 동호회의 연습장소 확보 때문인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나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 6월 진행한 종합감사를 통해 울진군이 왕피천대교 건설사업과 관련해 타당성 조사 미실시 등 사업추진이 부적정했음은 물론 토지매입 과정에서 불필요한 토지를 과다 매입해 4억9271만여원을 낭비한 사실을 적발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 8월, 그 결과를 최근 군에 통보하며 왕피천대교 건설 사업 추진의 부적정성을 지적하며 '기관경고, 주의요구'의 결과를 내렸다.

경북도의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울진군은 2015년 3월 자체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했으며, 그 결과 '아치교 형식의 교량으로 건설하면 299억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나 경제성은 확보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받았다.

이를 근거로 군은 연결도로 건설 등을 포함한 총 사업비 490억원으로 확정하고 자체 투융자심사를 진행했다.

투융자심사에서는 '경제적 분석 결과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라고 하면서도 '지역균형발전 등 정책적 고려'를 명분으로 '적정'으로 결론내렸다.

결국 군이 직접 실시한 자체 타당성 조사와 투융자심사 모두 왕피천대교가 경제적 타당성은 없는 사업임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럼에도 울진군은 이후 기본 및 실시설계를 추진하며 당초 검토한 아치교가 아닌 추가 사업비가 소요되는 사장교를 기본설계에 반영하여 총 사업비를 622억원으로 판단한 후 최종 591억으로 사업비를 확정했다.

당초 490억원의 사업비가 100억 이상 오른 591억이 된 것인데, '지방재정법' 제37조와 동법 시행령 제41조에 따르면 "지자체장은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은 행안부장관이 지정, 고시하는 전문기관으로부터 타당성 조사를 받고 그 결과를 토대로 투자심사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울진군은 600억원 가까이 투입되는 대형사업인 왕피천대교 건설 사업 대해 국가지정전문기관의 타당성조사를 받아 사업추진의 적정성을 확보했어야 했다.

하지만 울진군은 자체 조사에서도 이미 '경제성 없음'으로 결론 내렸던 사업을 오히려 사업비를 더 부풀려 막무가내로 추진해버렸으며, 그 결과 '예산 부족' 등을 사유로 사업을 중단하고 2019년 12월 23일 정산처리해 사실 상 사업을 종결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울진군은 기투자 사업비 23억2900만원을 허공에 날리게 됐다.

또 울진군이 교량 연결도로에 필요한 토지매입을 진행하면서 근남면 산포리 임야 6690㎡를 분할매입해 2억1193만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적정함에도, 전필지 2만3141㎡에 대한 보상금으로 7억464만원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울진군은 필요도 없는 임야를 추가로 매입해 5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낭비한 것이다.

이들 내용을 근거로 경북도는 울진군에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하다 중단해 기투자한 사업비 23억2900만원을 낭비한 울진군에 대해 '경상북도 자체감사규칙' 제18조에 따라 '기관경고'"의 처분을 내렸다.

울진군은 감사결과와 관련해 "당초 계획이었던 아치교에서 사장교로 변경되면서 예산이 증가해 발생한 실수"라면서 "사장교로의 변경은 왕피천 하류가 지역 윈드서핑 동호회 연습 장소로 애용되고 있어 윈드서핑 통과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변경한 것"이라 당시의 사정을 밝혔다.

또 토지매입 관련 지적에 대해서는 "램프구간 활용 외 나머지 면적은 인접한 망양정공원에 편입해 활용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울진군의회 장시원 의원은 "당시 산포리 주변의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등의 부속 사업 계획 없이 다리만 거액을 들여 만드는 것을 당시에도 납득할 수 없어 반대했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왕피천대교 설계를 아치교에서 사장교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윈드서핑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만약 윈드서핑에 대한 배려 때문에 계획이 변경된 것이라면 그야말로 황당한 행정"이라 어처구니 없는 울진군의 행정을 지적했다.

결국 울진군은 지역 동호회 연습장소 확보를 위해 사업을 변경 추진하다 23억여원의 예산을 허공에 날리고 지역의 숙원사업을 무산시켜 부실한 행정력을 전국적으로 알리게 된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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