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포항시·해병대와 “그 어떠한 내용도 협의된 사실 없다”…해병대 책임론 부상
상태바
국방부, 포항시·해병대와 “그 어떠한 내용도 협의된 사실 없다”…해병대 책임론 부상
  • 손주락
  • 승인 2020.09.14 21: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시와 해병대 합작품 마린시티 ‘삐걱’

본지 국방부 질의 “그 어떠한 내용도 협의된 사실 없다” 공식 답변
포항시 권한도 없는 해병대와 협의…왜 했나
국방부, “해병대에서 미활용군용지 등록 요청 없었다”


포항시가 해병대과 함께 추진한 오천 사격장 이전부지 활성화 사업(마린시티)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본지 9월 8일 1면 보도) 국방부가 ‘해당 시설에 그 어떠한 내용도 협의된 사실이 없다’고 공식입장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가 국방부에 질의한 답변에서 확인됐다. 본지는 해병대 오천사격장 이전부지를 마린시티로 조성하는 사업에 대해 국방부의 의견을 정확히 알기 위해 문서로 질의했으며, 국방부는 협의된 사실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답변해왔다.

해병대도 마린시티 사업에 대해 오천 사격장 등 해병대 부지 매각 등 사업 진행과 관련된 모든 권한은 ‘국방부에 있다’고 답변해 사실상 해병대에서는 사업에 대한 권한이 없음을 인정했다.

해병대의 의견대로면 포항시는 권한도 없는 해병대와 수년 동안 협의를 해 세월만 낭비했다는 말이 된다. 포항시는 해병대와 공동협약한 사실만 갖고 지구단위계획구역까지 수립하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업은 대구지방환경청 협의과정에서 전차대대 등 사용부대가 이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하고 보류됐지만 포항시의 무능한 행정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해병대 역시 논란거리다. 포항시와 협의한 내용을 국방부와 다시 협의했어야 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국방부 협의 없이 포항시가 사업을 추진할 때까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고 있었다.

포항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해병대의 이 같은 행보는 포항시가 여태껏 해병대와 추진한 기본구상(안) 공동협약 및 의견 교류 등의 모든 행위를 물거품으로 만든 꼴”이라고 비판했다.

◇입장 난처한 해병대…모든 권한 국방부에 있다
국방부가 마린시티 사업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을 건네자 포항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를 조율한 해병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일명 ‘해병대 책임론’을 제기했다. 해병대는 직접 수습해야 할 상황에 놓이자 모든 권한이 국방부에 있다고 떠넘겼다.

취재진은 직접 포항시와 공동협약을 맺은 해병대 제1사단에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질의했으나 1사단은 해병대 사령부에서 총괄하고 있다고 회피했다. 해병대 사령부는 국방부에 권한이 있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되자 포항 지역사회와 오천읍 시민단체에서는 해병대가 왜 나서서 포항시와 협약 등의 행위를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대로 포항시에도 아무런 권한이 없는 해병대와 무슨 이유로 협의를 했는지에 대해 지적했다.

포항시는 해당 부지를 해병대가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해병대와 협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해병대는 부지를 매각하거나 실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방부와 조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포항시와 해병대 1사단은 지난 2017년 5월 31일 기본구상 용역 공동추진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는 2018년 12월 20일 결과가 발표됐다. 용역은 총 사업비 2천519억원으로 이전부지 일환을 마린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골자다.

해병대 관계자는 “부지의 소유권이 국방부에 있기 때문에 부지를 교환하거나 매각할 수 있는 권한도 국방부에 있다”며 “단지 해병대 제1사단이 협약을 맺은 사실을 알고는 있으나 이는 도와줄 부분이 있을 경우에 도와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방부, 해병대에서 “미활용군용지 등록 요청 안했다”
해병대가 국방부에 모든 권한이 있다고 책임을 미루자 국방부는 해병대가 해당 부지를 더 이상 활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사용부대로서 직접 지역시설단을 통해 미활용군용지로 등록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사용부대가 미활용군용지로 등록을 요청해야 지역시설단에서 시설본부, 국방부를 거쳐 미활용군용지로 등록되고 그런 이후에 매각 등의 사업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국방부는 경상시설단에서 해병대의 이 같은 요청을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말해 이는 해병대가 해당 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겨뒀다는 측면에서 미활용군용지로 등록하기 전까지는 해병대가 권한을 갖고 있다 점을 시사했다.

국방부의 이 같은 반박에 해병대는 미활용군용지로 등록해달라고 요청하지 않은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또다시 해병대가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미활용군용지에 대해 군수대대와 전차대대가 모두 이전한 뒤 검토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마린시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오천읍에서 장기면으로 이전된 사격장 부지를 포함해 현재 사용 중인 군수대대와 전차대대가 모두 이전해야 한다. 해병대는 국방부에 해당 부대를 이전해줄 것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사격장 부지에 대해 미활용군용지로 등록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활용방안 등을 아직 검토 중에 있기 때문”이라며 “남은 부대를 옮기는 일이 먼저이기 때문에 국방부(시설단 또는 시설본부가 아닌)에 이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부대이전과 동시에 포항시가 매입할 계획이 있다면 기부 대 양여(교환 방식)인지 매각하는 방식인지 결국에는 이를 관장하는 지역시설단을 통해 시설본부와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