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중심경영 기업 인증 마크.(자료출처=정책브리핑)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기업은 망합니다.”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기업인 아모레퍼시픽에 다녀왔다. 한국소비자원에서 평가를 담당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인증하는 CCM 제도는 2년을 주기로 재인증되며, 기업의 경영활동이 소비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번 현장취재에서 정책기자단들은 아모레퍼시픽 담당자들과의 진솔한 간담회를 통해, 고객의 불편과 불만을 ‘선물’이라고 표현하는 아모레퍼시픽의 소비자 불만대응부터 소비자중심경영에 관한 다양한 기업의 전략까지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다.

소비자를 실망시키는 기업은 망한다는 담당자의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추상적 가치가 기업에 뚜렷이 반영되어 있다는 게 한편으로 꽤 놀라웠다.

아모레퍼시픽은 CGAP(Customer Gift for AmorePacific) 라는 개선관리 활동을 시행한다. 이는 고객의 불만사항을 신속하게 수집하고 조치, 개선하는 활동이다.

고객의 불만을 고객으로부터의 선물이라 명명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고객의 불만사항을 단순히 무마하거나 잠재우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이러한 문제제기를 제품 개선에 반영해 궁극적으로 발전된 모습을 소비자에게 보여주겠다는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민원접수 창구부터 다양화했다. 소비자의 민원은 상담 전화, 인터넷, 외부 기관 등 다양하게 마련된 소통 창구를 통해 유입된다. 이렇게 들어온 불만사항은 전국통합상담센터의 전문상담사들이 응대한다.

해당 불만의 원인을 파악하고 분석해 필요시에는 직접 고객을 방문해 상담을 처리하기도 한다. 특히 제품 품질 등에 관한 문제제기의 경우 리스크 전담 상담사가 배치돼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를 진행하려 노력한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해도 CGAP 과정은 끝나지 않는다. 문제점에 대한 자료는 관련 부서에 전달되어 제품의 근본적 개선을 위해 사용된다. 또한, 1년에 한 번씩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한다. 고객들의 불만 내용을 사내 전시회로 만들어 직원 누구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본인 업무에 적용할 수 있게끔 한다.

소비자 불만 대응 외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사회공헌활동에서 소비자 중심적 가치관을 실천하고 있다. 한국유방건강재단 설립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61만 명의 국내외 여성 암환자 치료, 예방, 생활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핑크런’이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이한 핑크런은 유방 건강에 관한 유용한 정보 지원과 자가검진을 통한 조기발견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축제다. 핑크투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인데, 이는 찾아가는 유방건강정보 제공 프로그램이다. 핑크런과 핑크투어는 중국에서도 진행 중인데, 중국 내 빈곤 지역 및 암 발병률이 높은 지역의 여성을 대상으로 무료 암 검진을 진행하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08년 시작된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는 항암 치료 과정에서 피부 변화, 탈모 등 급작스러운 외모 변화로 인한 심리적 힘겨움을 겪는 여성 암 환자들을 위한 캠페인이다. 중국,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태국까지 전개된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한부모 여성 창업지원프로그램인 ‘희망가게’ 등 경제적 지원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을 위한 EWEC(Every Woman Every Child, 여성과 아동, 청소년을 위한 글로벌 무브먼트)에 동참하는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런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중심경영 기업의 사회적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를 넘어, 함께 사회를 구성하고 살아가는 동반자의 의미가 짙은 듯하다.

CCM 인증제도에 담긴 그러한 가치는 결국 소비자 보호를 넘어 기업에도 이익이 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다. CCM 인증이 확산되어,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하는 문화가 더욱 굳건히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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