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경영철학은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을 지향한다. 우리는 이렇듯 지난 50년 동안 포스코를 믿고 신뢰해왔다. 그런데 언제 부터 인지 그 신뢰와 믿음이 깨지면서 이 말이 공허한 외침으로 들린다.

포항지역사회는 최정우 회장 취임을 크게 반겼다. 전임 권오준 회장이 포항을 홀대했다는 불신 때문에 최 회장에 거는 기대는 컸다. 권 전 회장은 재임 중에 포항투자를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역 인사들과 소통을 위한 간담회를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었던 권 전 회장과는 달리 최 회장은 어딘가 다를 것이라 기대했다. 정준양 전 회장이 청송대에서 1년 3~4차례 개최한 것과 같이 소통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취임 이후 최 회장이 보여준 행보는 포항을 외면하고 광양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기대와 희망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포스코는 그룹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이차전지사업이 대부분이 광양에 집중시키고 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포항지역사회는 실망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취임하면서 경북도지사에게 악속 했던 침상코크스 포항공장 백지화를 보고 더 이상 포스코를 믿을 수 없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비엔지니어 출신이라서 환경투자에 소홀히 한다는 불만의 소리도 팽배하다.

최정우 회장도 전임 권 회장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취임이후 포항 청송대에서 지역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졌다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포스코는 이런 상항에서 고로 조업정지 처분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소통에 나섰지만, 소통을 하자가 아니라 소통을 요구하고 있다.

제철소장이나 부소장 등을 동원, 악화 되는 여론을 막기 위해 ‘여론 무마용 소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시민단체를 찾아가 여론 무마용 성명서를 발표토록 하고 있다.

포스코가 언제부터 지역사회와 소통에 열을 올렸나. 다급해진 상황이 포스코의 소통을 강요하고 있다. 진정성이 얼마나 있을까 의문이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취임하면서 지역사회와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배려와 공존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포스코의 모습인 ‘기업시민’의 경영이념과 더욱 투철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준양 전 회장은 2011년 6월 11일 포스코를 좋은 기업, 위대한 기업을 넘어 ‘사랑받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었다. 우리는 그동안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역대 회장들이 제시한 경영철학과 비전 제시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최 회장의 행보와 포스코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실망스럽게 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외친 경영철학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포스코의 현재 모습은 ‘사랑받는 기업’말을 무색하게 한다.

포스코의 현재 모습은 좋은 기업도, 위대한 기업도 아닌 평범한 기업일 뿐이다. 포스코는 위대한 기업은 될 수 있지만 사랑받는 기업은 결코 될 수 없다. 지난 50년간 환경 특혜를 받아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시대 변화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받는 기업이 되려면 윤리경영을 실천해야 하는데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포스코는 요즘 용광로 조업정지 처분을 둘러싸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부의 보호막 덕분에 환경특혜를 받아오다가 갑자기 고로 조업정지 처분을 받아 멘붕 상태다.

근대화 시절에 받았던 각종 환경특혜를 시대가 변했음도 불구하고 아직도 감추고 지역사회를 오도하면서 환경투자를 소홀히 한 책임과 반성은 하지 않고 오직 고로가 멈추면 국가적 재앙이라는 협박 아닌 협박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과 포항지역사회에 반성부터 하고 고로조업정지 불가를 외친다면 이 같은 주장은 호소로 들릴 것이다. 그런데 포스코는 오히려 고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영향은 미미하다며 축소, 오도하고 있다.

4천698개 굴뚝 가운데 900여 개만이 대기오염 방지시설을 설치하고 이중 450개를 면제 받은 사상 유례 없는 특혜 상황에서 무슨 할 말이 있겠나. 그런데 근신하고 반성하기 보다는 오히려 환경오염이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윤리경영을 외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 하면 과연 누가 이를 믿겠는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70년 근대화 시절에 받은 특혜가 1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왔어도 변하지 않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50년 동안 환경공해를 묵묵히 참아왔던 포항지역사회가 포스코의 이런 모습에 분노하지 않는 다면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 철강왕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윤만 추구하고 지역사회를 외면하는 포스코에 대한 경종이다. 최정우 회장은 포항지역사회에 포스코가 어떻게 기여해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요구하는지를 숙고해야 한다.

위대한 기업을 만들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행보가 최 회장 재임 중에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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