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신록의 계절이 우리를 부를 것이다. 밖으로 밖으로 우리를 불러낼 것이다. 우리의 밖은 참 다양하지만 이런 곳으로 나가고자 한다. 바다로 인파 속으로, 숲 속으로, 산림 속으로.숲 속으로 가보자. 식물들은 땅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밖으로 나온다. 밝은 곳으로 빛이 있는 곳으로. 숲 속에서는 소리 없이 경쟁하면서 성장한다. 그
아내는 눈이 동그래서 침상에 바싹 붙어 앉는다. 자기가 왜 리반의 의식에 들어와 있는지를 묻는 것으로 들린다. 그냥, 그 이름이 떠올랐을 뿐인데 이 말을 어떻게 수습해야 하나. 이렇게 누워서 마치 꿈꾼 것 같은 일들이 모두 실제로 일어났다니! 리반 자신은 초능력자도 아니다. 그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당신이 말한 최슬아라는 처자가 그 여자예요?”
종교적 절기인 사순절을 보내고 있다. 사순절은 부활절을 앞두고 약 40일간 몸과 마음을 정결하고 경건하게 하며 지내는 기독교의 절기를 말한다. 이 시기가 되면 반드시 생각나는 음악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헨델 ‘메시아’이다. ‘메시아’는 헨델이 작곡한 오라토리오이다.그의 작품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기도 하며, 내용은 복음서와 이사야서, 시편을 바탕으로 그리스도의 탄생과 삶, 수난, 그리고 그의 부활이 담겨있다. 가장 유명한 곡으로는 누구나 아는 곡인 ‘할렐루야’이다. 나는 ‘메시아’를 스무 살에 처음 전곡 연주하였는데, 대학오케스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이 자주 일어나고 세계적인 이슈가 되자 이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의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다 코코 투기 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1989년 3월 22일 스위스 바젤에서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 채택되었다. ‘바젤협약(Basel Convention)’이라 불리는 이 협약은 1992년 발효되었으며 우리나라는 1994년 비준했다. 이 협약의 주요 내용은 규제 대상 폐기물의 종류를 명시하고 수출입에 관한 규약 및 책무를 정하며, 수입국과 수출국, 통과국에 이르기까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대부분 계획 없이 성장한 경우가 많았다. 이는 서울도 그러했고 대부분의 지방 중소도시들도 마찬가지였다고 본다. 1950~60년대 이후 도시기본계획을 세우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대부분 도시들은 인구가 크게 늘면서 인프라 부족에 주택 부족이 겹치고 무허가 판자촌들이 크게 들어선 경우가 많았었다.그후 많은 세월이 흘렀고
이 세상에서 나를 필요로하는 사람이 있을까. 있다면 몇 명이나 될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손꼽을 정도다. 인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유명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티브 잡스는 2011년 10월 5일 향년 56세로 별세했다. 그의 열정, 에너지는 우리 세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준 끝 없는 혁신의 아이콘이었다. 세계는 잡스 덕분에 진보했다는 극찬도
길을 잃은 당신, 헤매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는 중이다.한참을 멍하니 있고 싶은 날도 있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 이 길의 끝이 무엇인지 확신이 서지 않아 방황하기도 합니다.주저앉아있는 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남들은 다 잘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삶이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아 보여도 어쩌면 그것이 안정된 길로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제발 다른 후유증이나 없어야 할 텐데요. 아버님도 첫날 다녀가셨어요.” “안 그래도 복잡하신 분인데. 다른 좋은 소식은 없었고?” “억지로 생사람 잡아넣으려니 쉽겠어요? 아버님도 나도 그 걱정은 안 해요. 시민단체에서 두 눈 부릅뜨고 지키고들 있어요.” 장인 문제에 아내는 언제나 당당하다. 지금도 잠깐 표정이 굳어지다 만다. 저
보름만에 랩에 돌아왔다. 현관을 열어 환기하고 블라인드를 열었다. 풍죽이를 비롯한 나무들과 다육이 형제들 안부 확인하고 넘치게 물도 줬다. 난초잎 몇가닥이 말라가고 있었지만 다들 안녕하다. 멀티탭 전원을 넣고 튜너, 앰프 전원을 차례로 켰다. 진공관에 불이 들어오고 튜너 시그널도 신호가 들어온다. 이 녀석들도 안녕하군. 전기포트에 생수 반병 까서 넣고 전원
"맛있는 커피를 추천해 줄 수 있을까요?""예. 가능합니다. 혹시 선호하는 어떤 맛이나 느낌이 있을까요?""음... 봄날 꽃향기가 느껴지는 그런 커피가 있을까요?""마침 라벤더 꽃밭에 있는 듯한 느낌의 커피가 있는데 어떨까요?""예. 좋아요."아주 바람직한 손님과의 대화이다. 그런데 만약 선호하는 커피에 대한 대화 없이 나의 입장에서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한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이탈리아인이 나이지리아인과 공모해 1987년 8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총 5회에 걸쳐 이탈리아로부터 3,884만 톤에 달하는 유해 폐기물을 화학제품으로 위장 반입해 나이지리아 벤델주의 코코항에 방치한 사건이 있었다. 반입된 유해 폐기물은 처음에 민간인이 운영하는 코코항의 한 야적장에 방치되어 있다가 이 지역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하면서 국제 문제로까지 비화했다. 방치된 유해 폐기물에서 나온 침출수로 식수가 오염되고 유독성 가스가 대기로 이동하면서 코코항 인근 주민들에게 각종 질병이 발생했
주택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이 된다는 전통적인 세 가지 요소 중 하나이다. 우선 먹어야 살 수 있지만, 집이 있어야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고, 맹수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고, 개인적인 가정생활이 이루어진다.마지막 한 가지가 의복인데, 이는 우리 몸을 일차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사회가 형성되고 예절이 중요해져
봄의 절기가 시작되면 영하에서 영상 8, 9도를 오르내리고 일교차가 13~15℃ 되면서 나무는 맑은 물을 뿜어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뿌연물이 되는데 그 때 우리가 마시면서 단맛을 느낀다. 시골에 가면 주던 물, 농촌을 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팔던 물, 골리수가 변화하여 고로쇠... 이제는 강원도 등 각 지역의 브랜드를 가지고 상품대에 진열되어 있는
어둠은 온갖 색깔로 변신을 거듭하며 주변을 얼씬거린다. 적응시(適應視)가 깜깜이를 완화시키자 이번에는 역하고 비릿한 냄새가 훅 끼친다. 그때, 문뜩 휴대전화가 바지 주머니에서 만져진다. 서둘러 눈을 홉뜨고 폴더를 연다. 연둣빛 액정화면에 조태호라는 이름이 뜬다. ‘조태호?’ 내 이름이 조태호인가? 메뉴를 눌러서 이것저것 실마리를 찾으려
내 나이 10살 전후로 생각된다. 저녁 가족 시간 때면 할아버지는 가끔 구수한 옛날 예기를 들려주셨다. 일부는 일흔을 앞둔 지금까지 잊히지 않고 떠 오른다. 어린 나이지만 소중한 교훈이 담긴 구수한 이야기였기에 각인된 것 같다.그중 급난지붕(急難之朋) 즉, 급하고 어려울 때 나를 도와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씀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ㆍ
현대 인류는 화학물질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중 많은 것이 생활공간을 통해 인체에 항상 접촉되고 흡입될 수 있는 생활 화학물질이다.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과학은 끊임없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내고 정부의 허가를 받아 시판되고 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은 그 물질에 관해 잘 모른다. 대중은 단지 정부가 사용을 허가한 물질이라는 것만 알고 사용하게 된다. 여기에 사각지대가 있다. 정부의 화학물질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생활 화학물질의 문제점을 너무나 잘 보여주고 있다.외부로부터
요즈음 거실의 대형 TV를 통해서 보는 것이 뉴우스며 드라마가 아니고 유튜브를 통해 역사, 문명, 과학사, 물리학 등 분야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그중 관심 있는 것은 고대 한국의 역사, 세계의 고대도시 및 건축물, 천체물리학, 양자역학 관련 다툼 등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다큐멘터리들은 장시간 비행할 때 일부러 찾아보기도
우수, 경칩이 지나니 불어오는 바람 결이 바뀌었다. 뾰족하고 차갑던 것이 순하면서도 따뜻해진 것 같다.봄이 오는 들판에는 거름 냄새가 난다. 겨울 동안 굳었던 땅이 녹으면 대지가 숨을 쉬게 되는데 이때 농부들은 거름을 뿌린다. 그리고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흙을 갈아 엎는다. 땅이 간직한 수분과 영양분을 작물이 쉽게 빨아 들이도록 농사 준비를 하는 것이다.낭만농부도 꽃샘추위가 느슨해지면 바깥으로 나가는 횟수가 늘어난다. 따뜻한 봄바람이 산등성이를 넘어오는 날에 산보를 하다가 개울가에 있는 개구리알을 발견하였다. 보통 경칩이 지나면 개
지나간 순간을 되새기며 후회만 가득한 적이 있으셨나요?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셨나요?스스로의 게으름을 합리화하지 마세요. 내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계획하고 쓰느냐 일뿐이니까요.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조용히 흘러갈 뿐입니다.
앳된 여자의 신음 같은 것이 들린다. 그 소리에 눈을 뜨니 어둠이 빛으로 바뀐다. 환청이 아니다. ‘여보세요’라고 조심스럽게 불러본다. ‘여보세요’라는 일상의 언어가 낯설다. 기대감에 귀를 바짝 기울인다. 그쪽에 누구 계시냐고 꺼져가는 소리가 난다. 어디, 어디인지 벽을 두드리라고 하니 뒤쪽 벽에서 약한 두드림이 전해진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말 상대가